가계부 작성의 즐거움
오랜 기간동안 가계부를 써 왔습니다. 입력이 귀찮아 현금지출분은 한달에 한번 몰아서 대충 쓴 적이 많지만, 내 재산이 어떻게 늘어나는지를 꾸준히 지켜보는 즐거움은 가계부를 써보신 분들은 다 아실 겁니다.
2003년부터 가계부를 썼습니다. 첫 가계부는 신한금융그룹에서 서비스했던 ‘이모든 가계부’였는데, 은행 입/출금내역을 자동으로 불러오는 기능이 백미였지요. 그런데 2005년에 서비스가 종료되었습니다.
자동입출금 기록을 지원하던 머니북으로 이사해서, 10년간 유료사용자로 잘 사용해 왔습니다. (그 오랜 기간동안 꾸준히 프로그램을 관리해주신 머니북 팀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GnuCash를 고른 이유: 오픈소스라서
그런데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오면서 가계부를 쓸 때마다 PC를 켜는 일이 귀찮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OS/X으로 주종OS를 바꾸게 되면서, 오직 가계부 용도로 윈도우즈 가상기계를 사용하기도 번거로왔구요. 새로운 프로그램은 딱 세가지 기준을 놓고 고르기로 했습니다.
- 향후 서비스가 종료될 가능성은 없는가?
- OS/X 및 모바일폰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가?
- 은행/카드 자동입력을 지원하는가?
이 조건을 충족하는 프로그램을 찾다보니 GnuCash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오픈소스라서 서비스종료의 우려가 없고, 다양한 OS(안드로이드까지)를 지원하니까요. 자동입력 기능이 없는게 조금 마음에 걸렸는데, GnuCash for Android의 소스코드를 보니 카드결제알림 SMS를 읽어 자동추가하는 기능 정도는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프로젝트 목표
그렇게 GnuCash를 받아 몇일간 시험구동을 해봤습니다. 결론적으로 상당히 완성도가 높아 향후 아주 오랫동안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인데, 원화 지원이나 한글 지원 쪽에 아쉬움이 많이 남더군요.
- 원화는 ₩1,000원이 ₩1,000.00원으로 소수점 2자리까지 나오고
- 한글번역은 모 유저님께서 2009년까지 맡아주셨으나, 그 뒤로는 추가번역이 안 되어 있고
- 문서나 동영상 등 사용법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일단 제가 편하게 쓰기 위해, 앞의 두 가지 문제(원화 소수점, 한글번역)부터 먼저 해결하고, 결과를 외부에 공개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GnuCash의 첫 한글번역자신 유저님께서도 메일로 번역작업 승계에 흔쾌히 동의해 주셨으니, 앞으로의 작업은 Github을 통해 꾸준히 GnuCash 개발팀에 upstream해드릴 생각입니다.
참여 의향이 있는 다른 분들을 기다려 봅니다 :)